2019. 1. 1. 08:12ㆍLife journal
일몰이나 보러 갈래, 라고 전화기 건너로 들려오는 류의 말을 듣곤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. 주섬주섬 삼각대와 짐벌을 챙기고, 카메라를 충전기에 꽂아놓은 뒤 잠에 들었다. 2018년의 마지막 날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많았다. 은행에서, 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만으로도 반나절이 지나갔다. 지하철을 타고 류의 집까지 간 뒤, 류의 차를 타고 정서진으로 이동했다.
정서진 앞의 도로는 정차된 차들로 가득했다. 일몰을 보러 온 차량들은 경찰의 통제하에, 도로의 일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. 우리는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, 걸어서 정서진으로 이동하기로 했다.
우리는 그렇게 정서진에서, 2018년의 마지막 일몰을 봤다. 2018년에는 좋은 일들도 꽤 있었지만, 안좋은 일들이 더 기억에 많은 해였다. 마지막 일몰과 함께 모든것을 던져두고, 웃으면서 내년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했다.
그럼 이제 갈까, 아니면 자리를 잡고 좀 더 사진을 찍을까. 라는 말에 나는 더 찍을게 있나? 라고 답했다. 류는 해가 완전이 저물때까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으니,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말했다.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삼각대를 세팅하고,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. 여명은 대략 1시간하고도 30분은 더 지속되었던 것 같다. 우리는 추위에 달달 떨면서 농담을 주고 받았다. VEGAS를 이용해서 타임랩스 영상을 만들어놓고나니 꽤 만족스러워서, 새삼스럽게 추운 날씨에도 촬영을 기다려준 류에게 고마웠다.
2019년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. 모두와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. 그런 작은 소망을 끝으로, 2018년 정서진에서의 마지막 여명에 대한 기록을 마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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